제빙기 세균문제, 그 내막과 대안에 관하여…!

여름철을 맞이하여 제빙기의 세균문제가 거듭 이슈화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더욱 놀라운 사실은 커피전문점의 아이스커피와 아이스크림에서 다량의 세균이 검출되었다는 점입니다. 지난달 20일 서울시에서 자체 조사해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시중 커피전문점 4곳 중 1곳의 아이스크림과 아이스커피에서 다량의 세균이 검출되었다. 결과적으로 25%의 커피전문점들이 문제를 안고 있다는 것인데, 만일 이 보도대로라면 정말 심각하고 기막힌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가장 청결하고 안전한 공간, 편하고 안락한 만남의 장소라는 커피전문점 본래의 기능과 이미지에 심각한 손상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사실 대다수 커피전문점들은 청결상태를 매우 중시 여깁니다. 깨끗하게 정돈된 실내, 오픈된 바와 조리대, 멋지고 깔끔한 실내 인테리어와 디스플레이, 깔끔한 용모의 바리스타와 캐셔 등은 커피전문점의 트레이드마크입니다. 그런데도 26일, 식약청에서는 아이스메뉴의 위생상태에 대해 ‘불합격’ 판정을 내렸습니다. 사람들은 “식약청의 눈초리가 음식점들을 제쳐두고 커피전문점으로 쏠린 것부터가 뜻밖의 일”이라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아이스커피와 제빙기 얼음을 주목한 점도 의외였습니다. 안일한 타성에 젖은 채 ‘여름철 대박’을 꿈꾸고 있었던 업계의 입장에서는 이런 역발상부터가 ‘아닌 밤중에 날벼락’처럼 여겨졌을 것입니다. 세균감염의 원인으로는 근무자의 위생관념과 바 안의 위생처리 문제가 꼽혔습니다. 돈을 만지거나 해서 세균에 노출된 바리스타의 손에 의해 제빙기 얼음이나 아이스크림이 오염되었을 거라는 판단입니다. 또 제빙기 얼음보관함 바로 옆에 싱크대 등의 세척시설이 있는 경우가 많아 ‘교차오염’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보았습니다. 얼핏 설득력이 있어 보이지만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 있습니다. 그렇다고 어떻게 제빙기에서 그토록 어마어마한 양의 세균이 검출되었을까요? 빙점 이하인 얼음보관함 안에서는 세균의 증식이 어려울 것 같은데… 사람의 손이나 주변의 장치에 의한 간접적인 오염보다 더욱 직접적이고 심각한 오염원인이 있지는 않을까요? 식약청 중앙기동단속반이 ‘교차오염’ 운운한 것을 감안한다면, 일반적인 커피전문점의 배수구조에 주목해 볼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만일 싱크대와 커피관련 장비, 제빙기의 배수호스가 하나의 하수구에 연결되어 있다면 제빙기의 얼음보관함으로 하수관의 오폐수나 냄새가 역류하게 되지는 않을까요? 하수관의 세균이 공간이 많이 남아 있는 제빙기 배수호스를 타고 얼음보관함 안으로 들어올 가능성은? 아파트나 주택, 상업용 건물의 오배수 배출구에는 하수구 냄새를 차단하기 위한 설비(U자관 등)가 완비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커피전문점의 경우에는 냄새차단 장치 없이 돌출 파이프에 호스만 끼워 놓는 경우가 허다한 실정입니다. 일부 매장에서는 연결부에서 물이 넘쳐 나오는 것을 막기 위해 테이프로 밀봉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경우 하수구의 냄새와 세균 등이 개폐장치가 없는 호스를 타고 올라올 확률이 매우 높아집니다. 선반 높이를 맞추고 작업효율을 높이기 위해 제빙기의 다리를 제거한 다음 싱크대 옆에 설치하는 사례도 있는데, 그럴 경우 싱크대 물이 한꺼번에 내려가면서 오폐수가 얼음보관함까지 역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만은 없게 됩니다. 특히 얼음저장고가 하단에 위치한 제품들은 더욱 문제가 심각해질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제빙기 얼음의 오염 원인을 근본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요? 그 대안과 해결책을 항목별로 나누어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세균에 감염된 손으로 스쿠프 등 기구를 사용하면서 얼음저장고로 전파되는 경우

제빙기 내부에 살균램프를 설치합니다. 살균램프의 자외선은 시력을 헤치거나 피부화상의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반드시 안전장치를 달아야 합니다. 문을 열 때는 램프가 꺼지고 닫으면 다시 자동으로 켜지도록 하면 됩니다. 

2) 제빙기가 싱크대와 떨어져 설치되어 있고 다리 등을 제거하지 않고 원래 그대로 사용하고 있으며, 얼음저장고가 약간 높아 큰 문제가 없을 것 같으나 하수구의 냄새가 제빙기 안으로 들어올 가능성이 있어 보이는 경우

제빙기 오수배출 호스 초입부를 자르고 U자 관을 평행으로 연결하면 간단하게 냄새가 차단됩니다. 

3) 제빙기 위치가 싱크대와 가깝고 에스프레소 기계 아래에 제빙기를 설치하기 위해 기존의 다리를 제거하고 낮은 다리를 설치하였으며, 1개의 하수구에 싱크대, 커피기계, 제빙기 배수호스 등을 한꺼번에 연결하여 하수물의 역류 가능성이 있는 경우

제빙기의 배수호스를 싱크대와 먼 곳에 있는 하수관 파이프로 연결합니다. 만약 다른 하수관 파이프가 없다면 제빙기 배수호스에 One Way Valve를 장착하여야 합니다. 제빙기 배수호스는 수압으로 개폐하는 수도배관용 One Way Valve보다는 수압 없이도 개폐가 가능한 볼타입 밸브를 사용하여야 합니다. 가능하다면 U자 관도 병행해 설치하면 더욱 안전합니다. 기타 영구적으로 냄새 및 역류방지를 원한다면 하수구 상단에다 아파트 화장실에 사용되는 U자 배수관을 설치한 다음 상단에 박스를 놓고 호스를 끼우면 됩니다. 결론적으로 제빙기 얼음의 오염 문제는 안전불감증에서 비롯된 인재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조금만 더 세심하게 신경을 쓴다면 우리는 이런 문제의 원인을 근본적으로 차단할 수 있습니다. 특히 먹거리나 마실거리 안전의 경우에는 인체에 바로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중대사안입니다. 여름이 지났다고 해서 무시할 일도 아닙니다. 지금부터라도 우리 매장의 제빙기 설치상태에는 문제가 없는지 점검해 보고, 만일 조금이라도 문제의 소지가 있다면 당장 개선해야 할 것입니다. 위생 문제는 예방이 최선입니다.

글 : 송유진((주)이멕스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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