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빙기, 그 실체를 파헤쳐보자!

올바른 제빙기 사용법과 위생관리 

태양이 작렬 하는 한 여름. 전국의 카페들은 아이스 메뉴를 주문하는 사람들로 인해 장사진을 이룬다. 사람들은 시원한 얼음에 담긴 커피를 한 모금 들이키고는 그 짜릿함에 몸서리치며 무더위와 스트레스를 날려버린다. 하지만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즐겨 찾는 아이스 메뉴에 비상등이 켜졌다. 식약청과 녹색소비자연대에서 조사한 결과, 몇몇 프랜차이즈 업체에서 대장균이 검출된 것이다. 문제는 올해뿐만 아니라 매년 이런 문제가 일어난다는 것이다. 게다가 매년 검출되는 매장이 일정치 않아 사람들의 불안은 커져만 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한결같이 제빙기에서 나오는 얼음이 문제라고 지적한다. 그렇다면 과연 어떤 경로로 얼음이 오염되는 것일까. 지금부터 그 원인과 위생관리, 적절한 대처방법에 대해 알아보자.

 제빙기의 냉각방식과 제빙방식

대부분의 카페 오너들은 제빙기의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제빙기의 특징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한다. 또 개인이 운영하는 소규모 매장에서 제빙기를 선택하는 기준은 일단 저렴한 가격이다. 20년 동안 제빙기만을 다루며, 현재 유명 극장가와 여러 기관에 납품 및 관리를 하고 있는 세인무역의 이인모 대표는 “얼음을 단순히 음료를 차갑게 만들어 주는 매개체 정도로 생각하지만 빙질에 따라 음료의 맛을 좌우할 수도 있기 때문에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면서, “주변 환경을 꼼꼼하게 따진 후 제빙기를 선택해야 자신이 만든 음료의 맛을 살릴 수 있다”고 말한다. 또한 자신의 매장규모와 환경에 맞지 않는 제빙기는 기계적인 문제를 야기 시키기 때문에 신중히 선택해야 할 필요가 있다. 지금부터 제빙기의 냉각방식과 제빙방식에 대해 알아보자.

 냉각방식

공랭식

공랭식은 기계장치에서 발생된 열을 공기로 냉각하는 방법 중 하나로써 대부분 넓고, 환기시설이 잘 되어있는 장소에 설치해야 효과적인 사용이 가능하다. 하지만 공기를 이용하는 만큼 먼지가 쌓이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법. 특히 공랭식 제빙기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응축기(컴프레서)에 먼지가 쌓이게 되면 위생에 문제를 일으키지는 않지만, 제빙기의 수명을 단축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응축기는 적어도 월 1회 이상 물청소를 해주는 것이 좋다.

수랭식

물을 이용해 열을 억제하고 냉각하는 수랭식은 좁은 공간이나 밀폐된 장소, 외부와 온도차이가 심한 장소에 유용한 냉각방식이다. 또한 환풍 시설이 필요 없어 비교적 설치가 간편하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공랭식과는 달리 물을 이용해 얼음을 냉각시키기 때문에 수도세가 추가로 발생된다는 단점이 있다. 또한 급수시설에 이상이 생길 경우 냉각이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 항상 급수상태를 점검해야 하며, 배수가 원활하도록 호스상태를 점검해야한다. 냉각수의 온도는 가급적 상온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 

제빙방식

버티컬 방식

이 방식은 물을 위에서 아래로 흘려보내면서 얼음을 얼리는 방식으로 단시간에 많은 얼음의 양을 생산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단 얼음의 순도가 스프레이 쉘 방식보다 약하다는 단점이 있다. 하지만 빠른 시간에 얼음을 생산하기 때문에 대형 매장에서 많이 사용한다.

스프레이 셀 방식

내부에 장착된 노즐에서 물을 위로 분사해 얼음을 얼리는 방식이다. 분사된 물은 천정에 붙어 그대로 남아 얼음이 되며 나머지 불순물들은 떨어지게 된다. 얼음의 순도와 질이 버티컬 방식으로 만든 얼음보다 높지만 시간이 좀더 오래 걸리기 때문에 비교적 중·소규모 매장이나 가정에서 많이 사용한다. 

얼음, 왜 문제가 될까?

얼음의 오염원인과 그에 대한 대비책

식품의약품안전청과 녹색소비자연대에서 지난 5월 14일 전국 153개 커피전문점에서 판매되는 아이스커피와 팥빙수, 얼음 등 300건의 관련제품을 공동 조사한 결과 11개 업체 18개 매장에서 판매되는 21개 제품에서 황색포도상구균과 대장균 등 식중독균과 함께 기준치 이상의 세균이 검출돼 시민들에게 적잖은 충격을 줬다. 물론 그 후에 이뤄진 재검사에서는 검출됐던 업체 모두 정상으로 판명됐다. 하지만 이런 검사가 매년 시행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대장균이 검출된다는 점에서 매장들의 부주의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어떤 원인으로 인해 다른 재료들도 아닌 얼음에서 이런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 것인지 그 원인과 대책에 대해 알아보자. 

직원들의 부주의

이번 조사결과를 두고 여러 가지 말들이 많이 나왔지만 그 중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원인은 바로 직원들의 부주의다. 특히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의 매장들은 아이스 음료를 주문하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그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설거지하던 손과 기계를 만지던 손으로 제빙기 안에 스쿱으로 얼음을 뜬다. 얼음을 뜨는 스쿱의 관리도 소홀하다. 조금이라도 빠르게 메뉴를 만들기 위해 스쿱을 전용보관함이 아닌 제빙기 안에 그대로 방치해두기 때문에 스쿱에 묻어있던 대장균이나 각종 식중독을 유발하는 균이 얼음에 고스란히 묻는다. 혹자는 프랜차이즈 본사의 관리 소홀이라고 말하지만 대부분의 대형 프랜차이즈 회사에는 철저한 위생관련 내부규정이 있다. 게다가 이번 조사에서 제외된 개인이 운영하는 소규모 매장들은 명확한 규정조차 없어 문제가 더욱 심각하다. 현재 모 프랜차이즈 매장에서 일하고 있는 직원은 “그나마 프랜차이즈들은 내부적으로 검사가 이뤄지고 있고, 오픈형 바이기 때문에 위생에 많은 신경을 쓰는 편이다”면서, “개인이 운영하는 매장에는 안으로 숨어있는 바가 많기 때문에 위생적으로 더 취약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해결방안

무엇보다 직원들의 의식전환이 가장 중요하다. 주문이 조금 늦어지더라도 얼음을 뜰 때는 손 세척제로 세척한 후 반드시 위생장갑을 착용해야 하며, 위생장갑은 수시로 새것으로 교체해 줘야한다. 스쿱은 얼음저장고에 방치해서는 안 되며, 반드시 식약청에서 지정한 식기살균소독제로 소독한 스쿱 보관함에 보관해야 한다. 특히 냉장고가 가득 차 패트나 병에 담긴 음료를 제빙기 안에 보관하는 것은 절대로 삼가야 한다. 

올바른 스쿱 사용법

① 식기용 살균소독제로 세척한 스쿱 보관함에서 스쿱을 꺼낸다.

② 얼음을 뜨기 전에 손 세척제로 손을 깨끗이 세척한다.

③ 얼음을 뜬다.

④ 사용한 스쿱은 다시 스쿱 보관함에 보관한다.

얼음 저장고 내벽의 오염

식약청에서 조사한 결과 중 또 하나의 유력한 원인으로 지적된 부분이 저장고 내부의 오염이다. 매일매일 제빙기를 사용해야 하는 여름철에는 남아있는 얼음을 전부 비워내고 청소하기란 여간 까다로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아무리 관리를 한다고 해도 시간이 흐를수록 내벽에 물때가 끼기 때문에 철저한 관리가 필요한 부분이다.

해결방안

제빙기 얼음저장고의 내부청소 주기를 2~3개월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적어도 1개월에 2~3회 정도는 해줘야 내부에 물때가 끼지 않는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얼음 저장고를 청소할 때는 영업시간이 끝날 무렵 안에 있던 얼음을 전부 버린 후 주방식기세척제나 1:10의 비율로 락스와 물을 희석시킨 용액으로 구석구석 닦아준다. 

역류로 인한 얼음의 오염

모두가 직원의 ‘손’에 주목하고 있을 무렵, (주)이멕스의 송유진 대표는 제빙기의 퇴수구를 통해 얼음이 오염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한다. 송 대표는 어느 날 제빙기 안에서 심한 하수구 냄새와 함께 저장고 밑바닥에 오수가 고여 있는 것을 확인했다. 그리고 여러 커피전문점에서 같은 증상을 호소하는 모습을 봤다고 한다. 송 대표는 “최근의 조사에서 식약청 중앙기동 단속반이 관심을 가지고 교차오염 운운한 것을 참고한다면 일반적인 커피전문점의 하수구조와 싱크대, 그리고 하나의 배수관에 연결된 커피 관련 장비의 배수호스가 근접해있거나 모여 있다면 제빙기 얼음 보관함으로 싱크대 오수가 역류함과 동시에 하수도관의 세균이 배수호스를 타고 얼음저장고 안으로 들어올 가능성이 많다”고 말한다. 특히 아파트나 일반주택 등 모든 상업용 배수 수취 입구부분은 하수구의 냄새 등을 차단하기 위한 설비가 모두 잘 되어 있다. 하지만 일부 커피 전문점 등은 냄새차단 장치가 전혀 없이 하수구 돌출 파이프에 호스만 끼워 놓는 경우가 많다. 일부는 연결부에 물이 넘쳐 나오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테이프로 밀봉하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경우에는 하수구의 냄새와 세균 등이 개폐장치가 없는 호스를 타고 올라오는 확률이 매우 높을 수 있다. 싱크대에서 한꺼번에 물을 내릴 경우에 제빙기가 싱크대와 가깝고 바닥 레벨에 닿아있을 때는 오수가 역류되어 들어올 수도 있는 조건에 해당될 수 있어 제빙기 얼음저장고가 오염될 확률이 있는 것이다. 특히 제빙기의 얼음저장고가 하단에 위치한 제품들에서는 배수호스가 낮게 있게 되어 문제가 심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모든 커피전문점이 이런 구조로 되어 있는 것은 아니며, 제빙기의 위치가 싱크대와 떨어져 있거나 바닥이 높은 경우에는 이런 일이 일어날 확률은 낮다. 또한 퇴수구가 싱크대나 다른 기물과 연결되어 있지 않고 독립적으로 퇴수구를 만들었을 경우에도 오수의 역류나 세균이 올라 올 확률은 매우 낮다.

해결방안

오수가 역류할 경우

   한 개의 하수구에 싱크대, 배수호스, 에스프레소 배수호스, 제빙기 배수호스를 한꺼번에 하수구 돌출 파이프에 연결할

   경우에 생기는 현상이다. 이럴 경우에는 제빙기 배수호스를 싱크대와 먼 곳에 있는 하수관 파이프를 이용하면 막을 수

   있다. 하지만 구조적 문제로 이런 조치가 불가능할 경우 제빙기 배수호스에 One Way Valve를 장착해야 한다. One

   Way Valve는 수도배관용은 사용이 불가능하며, Ball 형식으로 된 제품을 사용하면 수압 없이도 개폐가 가능하다. 가능

   한 한 U관을 병행해 설치하면 안전하다.

제빙기 안에서 하수도 냄새가 날 경우

   오수는 역류하지 않지만 하수도 냄새가 올라올 경우 제빙기 오수배출 호스초입에 호스를 자르고 U관만 평행 연결하면

   냄새를 차단할 수 있다.

처음부터 제빙기 전문가에게 맡겨라

   이런 문제가 생기는 것은 제빙기의 특징을 제대로 파악하지 않고 마구잡이식으로 관을 설치하는 몇몇 설비기사들로 인

   해 생기는 문제다.

   이럴 경우에는 관의 위치를 변경하기 위해 영업에 지장을 줄뿐만 아니라 추가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

   해서는 제빙기 전문가에게 설치를 맡겨야 주방의 동선을 어지럽히지 않고, 알맞은 위치에 설치할 수 있다. 또한 나중에

   발생되는 문제와 사후관리 역시 철저하기 때문에 추가로 발생되는 지출과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돌발 상황, 침착하게 대응하자!

카페를 운영하는 사람이라면 갑자기 예상치 못한 제빙기 트러블에 발만 동동 구르는 상황을 경험해봤을 것이다. 특히 사람들이 몰리는 시간에 이와 같은 문제가 발생되면 답답함은 배가 된다. 막상 전문가를 불러 기계를 점검해보니 자신이 해결할 수 있는 사소한 문제였을 때 허탈감도 분명 느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무조건 전문가를 부르기 전에 알고 보면 누구나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일수도 있다. 지금부터 흔히 일어나는 상황 몇 가지와 대처법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자. 물론 이 방법이 안 될 경우에는 반드시 전문가를 불러야 한다. 

전혀 동작을 하지 않을 경우

정말 난감한 경우지만 이럴 때일수록 기본으로 돌아가 보자. 먼저 제빙기에 연결된 콘센트플러그가 제대로 연결되어 있는지 확인해보자.(당연한 것을 이야기 한다고 할지 모르지만 A/S기사들이 출장을 나가 가장 많이 겪는 상황이기도 하다) 아닐 경우에는 제빙기의 안전 스위치를 점검하거나 급수시설을 확인해보자.

제빙이 안 될 경우

공랭식일 경우에는 컴프레서의 청소 불량으로 인해 제빙이 잘 안될 수도 있기 때문에 컴프레서를 확인한 후 청소를 해준다. 아니면 안전 스위치를 점검한 후 다시 작동시켜 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저장고에 물이 찰 경우

먼저 저장고 뒷면이나 하단에 부착돼 있는 배수 호스 확인하고, 저장고 내의 물이 빠지는 부분이 막혀 있는지 확인한다.

소음이 심할 경우

기본 소음 이상으로 날 경우 팬 모터, 펌프 모터 등의 노후화로 회전 부분에 녹이 끼여 소리가 나는 경우가 많다. 이럴 경우 윤활제를 팬 모터 혹은 펌프 모터 부분에 뿌린다.

제빙시간이 오래 걸릴 경우

모든 제빙기에는 냉판(얼음이 얼려 지는 곳)에 센서가 부착돼 있는데 각 회사의 모델마다 조정하는 방법이 다르다. 제품명을 안다면 담당 전문가에게 전화를 걸어 조정 할 수 있으며, 응축기의 청소도 반드시 해야 한다.

얼음이 흰색으로 나올 경우

물이 부족하면 나타나는 현상으로 급수 라인 전체를 확인한 후 이상이 없다면 수압이 낮을 수도 있다.

얼음이 두껍게 나올 경우

얼음의 두께를 조정하는 센서를 조정하면 되며, 담당자에게 위치를 확인한 후 조절하면 된다.

얼음이 저장고에 차도 계속 나올 경우

제빙기 모델마다 다르지만 저장고에 대부분 얼음량을 통제하는 빈센서가 부착되어 있기 때문에 이 센서를 조절하면 된다. 그래도 계속 나오는 경우에는 센서를 교체해줘야 한다.

물소리는 나는데 얼음이 나오지 않는 경우

제빙기를 재가동 시킨 후 그래도 얼음이 나오지 않으면, 공랭식의 경우 앞면 공기 흡입구에 라이터를 켠다. 바람이 안쪽으로 들어가지 않으면 팬 모터가 고장 났을 확률이 높으므로 전문가에 연락한다.

제빙기 밑에서 물이 샐 경우

급수 라인을 확인한 후 이상이 없으면 배수 라인을 확인한다. 얼음 저장고와 배수 라인 중간 지점에 연결된 호스를 확인한다.

얼음의 일부가 빈껍데기처럼 나올 경우

스프레이 셀 방식의 제빙기에서 자주 일어나는 현상으로 제빙이나 펌핑 등 모든 것이 정상으로 작동되나, 얼음의 일부가 빈껍데기처럼 나오면 물을 분사하는 노즐에 이물질이 끼어 있을 가능성이 있다. 우선 제빙기의 전원을 내린 후 물을 분사하는 노즐을 보면 일자로 홈이 파져 있는데 그 부분을 청소하면 된다. 

취재 : 장용준 | 사진 : 한창주

목록